허구헛날 쓴 소리 1
오늘은 비가 내립니다. 그간 무척 더웠거든요.
조금이라도 시원해지니 좋아요.
문뜩 해안큰스님의 築척餘石이라는 말씀이 떠올라서 써봅니다.
축대를 쌓으려면 큰 돌 작은 돌이 필요한데 다 쌓고 나면 남은 돌은 크든 작든 필요가 없습니다.
비록 작은 돌일지라도 축대를 쌓을 때 쓰면 유용한 돌이 되나 다 쌓고 난 뒤에 큰 돌이라도 쓸모가 없다는 뜻입니다.
즉 축대를 쌓고 남은 돌이란 말입니다.
크다고 해서 소용이 있고, 작다고 해서 소용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필요로 할 때 쓰여야지 가치가 있지 쓰여야 할 때 쓰이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 생각이 떠오르면서 문뜩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큰 돌도 작은 돌도 아닌 나를 보고 어디다 쓸꼬!
원 이리도 지지리도 못 되었으니 어쩜 좋으나 하고 한숨이 절로 나오는 나를 보고 또 한숨을 쉽니다.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저 만큼들 살련만
나는 이것도 아님, 저것도아님,
아 어쩌면 좋아요.
(오랜만의 비를 맞이하며 생각하다.)
불기 2549년 7월 28일 보덕사에서 정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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