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1997년 인도-소나울리로 국경을 넘어(5월14일)

뜰안에 달빛 2017. 6. 7. 16:21

네팔로 가는 날

인도-네팔

1997년      5월 14

인도소나울리 ->네팔로

 

인도 기원정사에서 함께 하여 온 인도성지 순례차는 인도 소나울리국경을 넘어

 네팔에 도착된 시각은 새벽 0시로부터 1시로 치달고 있었다.

 

확실한 시간은 모르나 다만 주변에 꼬마불빛이 수천개가 허공에서 반짝거리며

그 토록 날 기다린 것 처럼,  캄캄한 암흑같은 허공에 별들이 내려와 연주하는 것 처럼......

(룸비니석가사 주지스님이 초파일 전야제로 등을 밝힌 곳)

새벽 1시쯤은 온통 천지가 흑색이며 그냥 깜빡거리는 불빛만이 있는 어딘가에

인도에서 온 성지순례車는 멈췄다.

 

그들은 아무일 없는 양 적당한 자리에 모포를 깔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잠자리를 마련하였다.

인도스님의 잠자리를 신도분이 마련하고는 자리로 가 버린다.나는 관심밖이고...

인도스님도 등을 대시고 잠을 청하신다.

난 모포한장 있으나 그렇다고 나조차 그리 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허허벌판에서 자 보질 안해서 낯설뿐이다.....

 

관리인 아저씨가 있기에 "여기 방 없느냐"

고개를 갸우퉁하면서 "있긴 한데 아마 잘 수가 없을 것이다" 한다.

"난 방이면 된다" 안내를 받아 문을 연 순간

확! ~ 쏟아져 나오는 모기떼에 질겁을 하였다.

 

 

 

 

아무래도 이렇게 밤을 보낼 용기가 없었다.

가이드북을 보니 근방에 한국사찰이 있다는 걸 확인!

관리인에게 전화 한 통화 부탁을 드렸다.

다들 주무시는 시각이라 겨우 주지스님하고 통화하게 되였다.

자꾸 나보고 네팔 스님이라고 소개를 하길래

전화를 달래여 한국의 언어로 한국에서 온 스님이라 인사를 하였다.

 

"어디세요"

"여기가 어딘지 모르나 주변에 수많은 조그마한 불빛만 빤짝거기는 곳에 있습니다."

"사람을 보낼 터이니 그 자리에서 기다리세요"

마침내 네팔 룸비니에 온 것에 긴 여정이 마무리 된 것 처럼 한국의 고향에 온 것처럼

고달픈 객은 안도의 기다림이 마냥 훈훈했다.

 

 

 

반 시각경 지나니 딸깍거리는 자전거 패달소리가 허공을 찢으며

가만히 서 있는 나를 발견! 나에게로 닥아왔다.

깜캄한 흑빛속에 하~얀 방석이 자전거 뒷좌석에 띄인다.

주지스님의 배려에 은근히 자상함을 엿보았다.

 

하얀방석에 앉아 고요한 거리를 가로 지르는 딸그락 딸그락 소리에

고요함 밤은 그냥 숨 죽이고

잠자던 풀벌레를 깨우며 딸그락 딸그락 굴러가는 소리에

내 심장소리도 멈추다.

나는 룸비니 거리의 고요속에 호흡조차 잊었다.

어느 시절에 왔었을가

이곳이 정녕 붓타의 고향이런가.

자전거소리에  풀벌레는 날 반기 듯 여기저기 찌르르르 또 찌르를~

 

아무도 없는 거리엔 오직 딸그락 딸그락 찌를르 찌르르르

거리의 가로수는 병정처럼 늘비여 섰고

가로수끝을 입에 물은 붉은 초생달은

같 시집 온 색시처럼 수줍은 얼굴을 하며 

'이제야 오시어요' 라고 받기는  것 같았다.

 

시인이 아니라도 좋다

표현이 미미해도 좋다.

이대로  포근한 내 마음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