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로 가는 날
인도-네팔
1997년 5월 14
인도소나울리 ->네팔로
인도 기원정사에서 함께 하여 온 인도성지 순례차는 인도 소나울리국경을 넘어
네팔에 도착된 시각은 새벽 0시로부터 1시로 치달고 있었다.
확실한 시간은 모르나 다만 주변에 꼬마불빛이 수천개가 허공에서 반짝거리며
그 토록 날 기다린 것 처럼, 캄캄한 암흑같은 허공에 별들이 내려와 연주하는 것 처럼......
(룸비니석가사 주지스님이 초파일 전야제로 등을 밝힌 곳)
새벽 1시쯤은 온통 천지가 흑색이며 그냥 깜빡거리는 불빛만이 있는 어딘가에
인도에서 온 성지순례車는 멈췄다.
그들은 아무일 없는 양 적당한 자리에 모포를 깔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잠자리를 마련하였다.
인도스님의 잠자리를 신도분이 마련하고는 자리로 가 버린다.나는 관심밖이고...
인도스님도 등을 대시고 잠을 청하신다.
난 모포한장 있으나 그렇다고 나조차 그리 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허허벌판에서 자 보질 안해서 낯설뿐이다.....
관리인 아저씨가 있기에 "여기 방 없느냐"
고개를 갸우퉁하면서 "있긴 한데 아마 잘 수가 없을 것이다" 한다.
"난 방이면 된다" 안내를 받아 문을 연 순간
확! ~ 쏟아져 나오는 모기떼에 질겁을 하였다.
아무래도 이렇게 밤을 보낼 용기가 없었다.
가이드북을 보니 근방에 한국사찰이 있다는 걸 확인!
관리인에게 전화 한 통화 부탁을 드렸다.
다들 주무시는 시각이라 겨우 주지스님하고 통화하게 되였다.
자꾸 나보고 네팔 스님이라고 소개를 하길래
전화를 달래여 한국의 언어로 한국에서 온 스님이라 인사를 하였다.
"어디세요"
"여기가 어딘지 모르나 주변에 수많은 조그마한 불빛만 빤짝거기는 곳에 있습니다."
"사람을 보낼 터이니 그 자리에서 기다리세요"
마침내 네팔 룸비니에 온 것에 긴 여정이 마무리 된 것 처럼 한국의 고향에 온 것처럼
고달픈 객은 안도의 기다림이 마냥 훈훈했다.
반 시각경 지나니 딸깍거리는 자전거 패달소리가 허공을 찢으며
가만히 서 있는 나를 발견! 나에게로 닥아왔다.
깜캄한 흑빛속에 하~얀 방석이 자전거 뒷좌석에 띄인다.
주지스님의 배려에 은근히 자상함을 엿보았다.
하얀방석에 앉아 고요한 거리를 가로 지르는 딸그락 딸그락 소리에
고요함 밤은 그냥 숨 죽이고
잠자던 풀벌레를 깨우며 딸그락 딸그락 굴러가는 소리에
내 심장소리도 멈추다.
나는 룸비니 거리의 고요속에 호흡조차 잊었다.
어느 시절에 왔었을가
이곳이 정녕 붓타의 고향이런가.
자전거소리에 풀벌레는 날 반기 듯 여기저기 찌르르르 또 찌르를~
아무도 없는 거리엔 오직 딸그락 딸그락 찌를르 찌르르르
거리의 가로수는 병정처럼 늘비여 섰고
가로수끝을 입에 물은 붉은 초생달은
같 시집 온 색시처럼 수줍은 얼굴을 하며
'이제야 오시어요' 라고 받기는 것 같았다.
시인이 아니라도 좋다
표현이 미미해도 좋다.
이대로 포근한 내 마음이 좋았다.
일
'네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97년 네팔-포카라 (0) | 2017.09.23 |
---|---|
네팔- 카투만두의 나날 (0) | 2017.08.27 |
1997년 네팔-대중 다 깨운 스님 (0) | 2017.07.08 |
[스크랩] 신비스러운 네팔 쿠마리와의 만남 (0) | 2013.11.29 |
1997년 네팔-이런 소녀라면... (0) | 2013.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