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적에 팔자 좋은 사내녀석이 네 아내를 데리고 맛있게 살었지오
어쩌나 애욕에 물들어 미쳐 빠저 나오질 못해 첫째 부인을 위해서는 평생을 호강시키고 잘 먹이고 잘 입히고
택시보다는 자가용 자가용보다는 비행기 어쨋던 자기 목숨을 다하고 다 바쳐서라도 자기 아내만을 위하는 일이라면
염치 코치 남의 사정 볼것이 없이 위하였어요
둘째 부인을 위해서는 거짓말도 살인도 도적도 중상모략 헙잡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인을 위한길이라면 자행하였지오
세째 부인을 위해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정성은 남의 이목이나 도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다 하였던 것 입니다
마지막 네째 부인은 어디가 있는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양다리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요 통히 모르고
엄벙덤벙 쏘다니며 대가리가 희도록 살았지요 .
그뿐이겠습니까 부귀밖에 부귀며 공명을 탐하던 그 속에 흘리고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살다가 어느날은
홀연히 다른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여행길에 나선이는 혼자 가기가 섭섭해서
첫째부인을 찾아가 같이 여행을 떠나자고 하니까
죽어도 너 같은 놈은 따라 나설수 없는 몸이라고 네다리 쭉 뻗어 버렸지요
(이게 고기 주머니인 몸둥아리지요)
두번째 부인을 찾아가 통사정을 했더니 나를 위해 언제 그랬느냐 하지 않겠습니까
당신 욕심챙기기 위해 그러지 않했느냐
뭡니까 세상에 이토록 야속하고 비정할 일이 있을 수 있을가요
원통스럽고 슬퍼질일 아닙니까
세쩨부인을 찾아 가서 첫째 부인 세째부인에게 당한일을 아야기 하였더니 나도 아주
따라나설수는 없고 동구밖에 까지는 따라 나가 주겠노라 하였습니다
생각다 못한 이 사나이는 눈이고 콧다지는 어떻게 생겨 먹은지도 모르는 네번째 아내인
부인을 찾아 가서 자초지종 이야기를 눈물로 한스러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네째부인이 가로대 당신이 가는 길이라면 산 넘고 강건너 넘어 바다속이고 불속이는 강이고 물이고
가시덤불이건 시궁창이고 어디 어느 곳이라도 안내자가 되어 가겠습니다
여러분 내가 만일 짝궁을 맺는 나에 아내와 더불어 인연을 맺어 사랑하며
애지중지 아끼며 한 생을 살아야 하겠습니까
여러분 본인은 생각컨데 여러분이 말씀한거와 같이 본인도 이제부터는
네째부인과 짝을 맺어 후회없이 살아가야겠습니다
이야기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비유경의 말씀의 한 구절입니다
여러분
첫째부인은 몸뚱이 송장덩이
둘째부인은 돈과 명예에 비한거
세째부인은 처자 권속
네째부인은 마음이라도 좋고 영혼이라도 좋고 정인이라도 좋습니다
저세상에 가는데 보살펴 주지 않은 마음만이 동행이 되는데
마음을 보살피지 않고 사는게 태반입니다
배반하지 않은 마음 네쩨부인을 되돌아보고 살핍시다
모두 산처럼 건강하시길 빌면서 무딘 글을 놓습니다
1978.6.18
대우스님에게 받은 편지